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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발견/영감

[책 추천]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by sensitivity creator 2019. 3. 27.


문장이 주는 작은 울림을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 소개해드릴 콘텐츠는 일상에 대한 덤덤한 기록으로 다른 사람의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 

작가 이석원의 책<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입니다.


이 책은 2018년 11월에 나온 이석원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에세이 <보통의 존재>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석원 작가가 산문집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후 삼 년만에 세상에 내놓은 에세이인데요. 

이번 책 역시 별 것 아닌 일도 아름답게 표현하는 이석원 작가의 문체가 책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아름답지 못한 세상을 아름다운 것들로 돌파하기 위하여'라는 부제와 꼭 어울리게 말이죠. 

이같은 그의 특징은 작가의 말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나는 어쩌면 생의 진실이란 건 그저 지금 내 곁을 스쳐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 하나하나의 순간들을 사진 찍듯 글로 잡아채고 싶었다... 


보다 작은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다. 수요일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금요일엔 엄마의 칠순 잔치를 하며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주말이 늘어나는 삶에 대해. 삶의 전면이 아닌 단면에 대해...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살면 살수록 작은 것들이 더 소중해지고 더 커진다.  


살면 살수록 작은 것들이 더 소중해지고 더 커진다는 작가의 말이 너무도 와 닿았습니다. 

모든 책을 통째로 읽어주면 좋겠는데, 그러면 너무 재미없겠죠? 


그래서 책 속 세 가지 부분을 함께 읽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Pick, 통(通)


우리에겐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 이들은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했으며 우리는 이들을 잘 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정작 우리가 가끔씩 부딪힐 때, 상대방을 안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전혀 사실이 아니었음을 깨닫곤 합니다. 

이석원 작가는 우리의 이러한 오류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네요.


항시 나를 가장 오해하기 쉬운 존재는 오히려 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를 '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안다는 그 확신에 찬 전제가 늘 속단과 오해를 부른다는 걸 알기에, 나는 누굴 안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으려 한다... - 통(通) 중에서 


그러면서 자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자신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넸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마웠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을 잘 안다고 믿고, 그런 믿음 때문일런지 가끔 함부로 속단하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누군가를 안다는 생각, 한 번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두 번째 Pick, 솔직히 말할 수 있도록


오랜만에 약속이 잡혀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올 때, 왠지 모르게 지치고 마음이 텅 비었던 적이 있지 않나요? 

저는 그게 제가 실컷 놀고 나서 지친 거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록 왜 사람을 만나고 나면 이렇게 에너지가 다 빠져나갈까 고민하게 되었죠. 


좀처럼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이 문장을 보고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구란 단지 친근한 껍데기 같은 존재로서 그들이 생판 모르는 남보다 나를 더 외롭게 했는지도 모른다. 만나면 내게 부여된 캐릭터에 충실하려 주위를 웃기는 데 골몰하다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항상 비슷한 허허로움에 시달려야 했던 시간들... - 솔직히 말할 수 있도록 중에서


내게 부여된 캐릭터에 충실하려 했던 시간. 


여러분도 혹시 그렇지 않나요? 


누군가를 만나면 항상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는 사람이 있고, 아니면 열성적으로 웃겨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항상 행복한 척 이야기를 꾸며내야 하는 사람도 있고, 세상 편하게 나는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인 척해야 하는 사람도 있죠. 


우리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나에게 부여된 가면을 쓰고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고 싶지 않은 날 조차 말이죠. 


그래서 저 또한 비슷한 허허로움에 시달려야 했을런지도 모릅니다. 


작가는 그럼에도 어떤 연기를 해도 되지 않는 소중한 친구를 가지고 있었기에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과거형으로 말한 이유는 그 친구가 작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인데요. 


그 슬픔이 얼마나 클지 상상할 수도 없더군요. 

그래도 남들이 평생 만나보기 힘든 친구를 잠깐이나마 가져본 걸 행복으로 생각한다는 작가의 말이 아프게 느껴졌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가면을 써도 되지 않는, 그런 친구 한 명이 있나요? 


세 번째 Pick, 살림의 법칙


사실 이 챕터의 핵심은 제가 소개해드릴 문장이 아닙니다. 

챕터 전반적인 내용은 어머니에 대한 존경입니다. 


하지만 제 시선을 사로잡은 건 이 문장 하나였습니다.


반복되는 깨달음은 깨달음이 아닐지니. 지금 달라지지 않으면 나중에 또 깨달을지니. - 살림의 법칙 중에서


살아가면서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깨달음을 얻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잠시 이 순간에 감사하다가도, 얼마 지나지않아 까맣게 잊어버리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작가는 이처럼 깨달음을 그냥 지나쳐버리면 그건 깨달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중요한 건 지금 달라져야 한다는 거죠. 깨달음 후에 달라지지 않으면 나중에 또 깨닫게 된다고 말이죠. 


작가의 말처럼 순간의 깨달음을 상념으로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저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라도 기록으로 깨달음의 순간을 만난다면, 무언가 변하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깨달음을 나중에 또 깨닫곤 하진 않았나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명인 이석원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 바로 결제를 눌렀던 저를 기억합니다. 

사람마다 취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늦은 밤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잠시나마 빠져볼 책을 찾는 분이 있다면 이석원 작가의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을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이석원 산문,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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